[학급 운영] 교실 청소 당번 정하는 방법 모음

 교실 청소 당번 어떻게 정해야 할까?



학급 운영을 하면서 늘상 드는 여러 가지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청소 당번 정하기이다.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는 청소를 강권(?)하는 분위기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청소 당번은 교사들의 오랜 고민거리 중 하나이다. 



짬밥이 있는 중견급 교사 이상이라면 자신만의 룰을 정해놨겠지만 저연차의 교사들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청소 당번을 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나열해보면서 청소 당번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이다. 




월 별로 청소 당번 고정


말 그대로 월 별로 청소 당번을 고정시키고 돌아가면서 하는 방법이다. 여름 방학을 제외해도 9개월 정도 되기 때문에 3~4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되는 편이며, 가장 쉽고 빠르게 고안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위 방법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1. 운영이 쉽다. 당연한 이야기긴 하지만 월 별로 돌리니까 교사가 별로 신경쓸 일이 없다. 3~5인 그룹을 정한 다음 그 멤버를 월 별로 쫙 돌려버리면 끝이다. 'Simple is best'라는 문구에 아주 적합한 방법이지 않을까?



2. 아이들도 적응이 쉽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편하다. 어쨌든 한 달만 집중적으로 하면 앞으로는 영영 청소할 일이 없으니까 꽤 선호도가 있는 편이다. 



단점

 

1. 학생들이 청소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 자기 차례만 지나면 영영 청소할 일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청소나 교실 미화에 신경을 안 쓸 확률이 상당히 높다. 물론 어질럽히는 애들은 뭘 해도 어질럽히겠지만 그래도 청소를 통해서 무언가의 가치를 끌어내기에 적합한 방식은 아니다. 


2. 월별 유불리가 갈린다. 외부활동이나 휴일이 많은 달, 시험기간을 끼고 있는 달이 있기 때문에 월별로 아이들의 유불리가 생길 수 있다. 민감한 아이들은 바로 물고 늘어질 확률이 높다.



벌의 개념으로 청소 시키기


심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떤 소리인지 바로 알 것이다. 스키너라는 유명한 행동심리학자의 말에 따르면 강화와 처벌에는 부적강화, 정적강화, 부적처벌, 정적처벌의 4가지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면 청소를 시키는 것은 정적처벌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아마 대한민국의 거의 99%의 교사가 무언가 잘못을 하면 교실 청소를 시킬 것이다. 그래서 제일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방법은 메인으로 쓰기에는 2가지 이유로 부적합하다. 

첫 번째, 아이들이 늘 잘못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잘못의 구실을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가정통신문 제때 가져왔는가부터 시작해서 특정 수업 시간에 활동지나 교과서를 지참했는가, 지각했는가 등등.. 구실을 만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아이들을 조련할 수는 있겠지만 청소 체계가 즉흥적이고 엉망진창으로 굴러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두에서 얘기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늘 '잘못'을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게 해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청소가 지나치게 '벌'의 개념으로 인식이 된다. 누가 청소를 기쁜 마음으로 하겠냐마는, 아이들이 청소를 너무 지나치게 '벌'의 개념으로 인식하면 청소를 고깝게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충하는 경우가 너무 많이 생겨난다. 심지어 잘 하는 친구들도 청소를 하면 벌이라고 생각해서 청소에 좋은 감정이 실리지가 않게 된다. 







일 별로 청소 당번 돌리기



월 별에서 약간 변형을 준 것으로 일 별로 돌리는 방법이 있다. 적절한 청소 인원을 두고 일 별로 계속 로테이션을 돌리는 것이다. 월 별과 비슷해보이지만 실제로 운영하다보면 약간의 차이점이 나타난다. 




장점



1. 아이들에게 청소의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 있다. 일 별로 돌리면 4명을 기준으로 잡아도 거진 2주에 한 번은 자신의 차례가 돌아온다. 따라서 계속 자신이 청소를 한다는 인식이 마음 속에 자리잡혀있게 된다. 청소를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을 수 없게 되며 꾸준히 청소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2. 공평하다. 어쨌든 일별로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월 별로 돌리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공평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


1. 복잡하다. 맨날 청소당번이 바뀌기 때문에 교사도 까먹기 일수다. 아이들이 그나마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을 하는 편이지만 혹 교사의 실수로 자신 차례를 뛰어넘으면 은근슬쩍 묵인하고 넘어가는 애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교사가 여러모로 까먹기 쉬운 시스템이다. 그래서 로테이션이 꼬여버릴 때도 있기 때문에 교사가 신경 바짝 쓰고 있지 않으면 운영이 참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래서 나는 청소 당번 적는 역할도 부여했지만 잘 굴러가지는 않았다..ㅠ




1인 1역 또는 부서에 청소 넣기 




1인 1역이나 부서에 청소를 넣는 방법도 있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청소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청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지금도 적지 않은 교사들이 쓰고 있다. 위 방법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



유일하면서도 가장 최고의 장점은 운영이 깔끔해진다. 청소 당번에 대한 고민 자체를 안 하게 된다는 점에서 교사의 고민이나 생각도 덜어줄 수 있으며 아이들도 시비가 붙지 않는다. 다만 고착화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요일별로 분담을 한다든가, 학기별로 1인 1역을 교체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바꿔가면서 운영을 해도 된다. 



단점


하지만 1인 1역에 청소당번을 넣을 경우 생기는 문제점은 매우 명확하다. 아마도 아무도 그 자리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제아무리 일주일이라고 한들, 학기마다 교체한다고 한들 누가 청소를 고정적으로 그것도 적은 인원끼리 하는 것을 반길까?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식을 준다든가.. 생기부를 더 잘 써준다고 꼬시든가.. 






진짜 중요한 것은?


참고로 나는 일별 로테이션 + 지각자에 한해서만 청소 추가를 섞어서 사용했다. 이렇게 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 지각을 막고 청소라는 것을 고착화 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지각에 한해서만 청소를 시킨 것은 청소를 벌로 인식하는 것보다 지각을 더 안 좋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고, 일별로 로테이션을 돌린 것은 청소를 특정 사람 내지는 특정 기간의 전유물로 생각을 하면 아이들이 청소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즉 청소는 '벌'의 개념으로 인식되기보다는 모두가 쓰는 공간이기 때문에 모두가 치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점이 먼저 선행이 되어야 아이들도 그나마 기꺼이 청소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청소 시간에는 웬만하면 남아서 지켜봤으며, 잘 청소하는 친구들에게는 칭찬을 아낌없이 해줬다. 



물론 생각보다 그런 친구들이 많지가 않다. 자기 방 청소 하나 자기가 안 하려는 친구들인데 학교에서는 오죽할까. 늘 뺀질거리고 대충 쓰는 척만 하다가 끝났다고 하면 헐레벌떡 접고 가는 애들이 일쑤다. 가끔씩 대충의 정도가 너무 심각한 친구들이 있으면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지적보다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청소당번을 정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글을 보는 선생님들께서도 아이들에게 청소와 관련해서 소중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댓글